"삶의 질 낮추는 배뇨장애…환자별 맞춤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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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가도뇨법 교육 전도사 오승준 서울대 비뇨기과 교수

 "배뇨장애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질환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치료를 하는 동시에 환자 스스로도 배뇨장애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가 병원이 아닌 가족의 품에서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배뇨장애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체계적인 환자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배설`이다.배설이 원활하지 못하면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수치심까지 들게 마련이다. 이를 제때에 관리하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합병증에 이르러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이나 척수손상으로 인한 신경이상 등 각종 배뇨장애로 인해 다량의 소변이 방광 안에 머물게 될 경우엔 요로패혈증이 오기 쉽다. 심각해지면 신장 기능을 잃는 수신증이나 방광결석 등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방법이 일정시간마다 방광을 비워주는 간헐적 자가도뇨법(CIC·Clean Intermittent Catheterization)이다. 환자 스스로 직접 소변을 배출하는 것으로 배뇨장애 환자의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이지만 올바른 자가도뇨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가도뇨에 대한 교육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고 있는 이가 바로 오승준 서울대학교 비뇨기과 교수다.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오 교수는 "방광에 남아 있는 소변을 제때 배출하지 않으면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도뇨만 잘해도 위험한 합병증을 막고 감염 우려로 과다하게 항생제를 복용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왜 굳이 카테터(소변줄)를 통해 소변을 자주 빼내야 하는지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CIC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배뇨장애치료실을 2002년부터 열어 15년째 운영하고 있다. 배뇨장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으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 CIC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환자가 직접 자신의 요도에 카테터를 넣고 방광의 잔뇨를 빼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도뇨방법이 달라져 맞춤별 교육이 필요하다. 오 교수는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등 여러 분야에서 자가도뇨가 필요한 환자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전에는 이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시스템은 만들어 있지 않았다"며 "각 분야에서 담당 의사들이 교육하는 CIC도 천차만별인 데다가 이마저도 하다 말다를 반복해 증세가 악화하는 환자들을 여럿 접하고서 도뇨 교육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가 마련한 체계적인 CIC 교육은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도뇨 간격부터 카테터 사용법과 소독법까지 가르친다. 매년 700명 이상의 환자를 교육시킨 결과 누적 교육 건수는 5700건이 넘는다. 오 교수는 "실습과 질의응답(개별상담)을 하는 시스템까지 마련하니 배뇨장애 환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며 "원칙을 따르는 관리방법을 알리니 합병증으로 발전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파킨슨 질환을 앓던 70대 남성 A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A씨는 사전 지식 없이 자신의 판단으로 하루 1번만 CIC를 시행했다가 패혈증으로 응급실을 2차례나 방문했다. 고령의 나이로 인해 사망까지 이를 가능성이 있었다. 위험을 직감한 A씨는 3차례에 걸쳐 CIC 재교육을 받았고, 이후엔 별도의 감염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도뇨 횟수와 방법 조절로 합병증 발병을 막은 것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카테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조차 거부하는 환자들을 설득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또 환자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하는데 전문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있는 곳도 많지 않다. CIC 교육에 많은 시간이 드는 데 반해 보장되는 수가가 없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전혀 수익이 나지 않는 일에 전담인력과 시설을 갖춘 전문치료실까지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국립대병원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배뇨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라면 누구나 받아야 하는 교육이지만 현실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선뜻 하기 어려운 사업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차원에서도 CIC 교육에 따른 상담수가 신설을 10년 전부터 요구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묵묵부답"이라며 "치료 재료만 보험화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도뇨의 방법을 제대로 알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또 "건강보험 보장을 통해 CIC 교육을 표준화하면 여력이 부족해 암암리에 주먹구구식 CIC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의료기관 상황도 개선될 것"이라며 "제대로 된 방법만 알면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이 올해부터 CIC에 필요한 카테터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배뇨장애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라 할 만하다.카테터는 PVC, 실리콘, 라텍스 등의 재질을 사용한다. PVC는 딱딱한 반면 라텍스는 말랑말랑하다. 실리콘은 그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오 교수는 "라텍스는 제일 부드럽다는 평을 받는데, 그 만큼 삽입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며 "인체에 가장 무해한 재질인 실리콘 제품을 선호하는 환자들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라고 조언했다.

Period1 Nov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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